돌지난 아기 결막염 전염될까?

이제 15개월 된 우리 아들, 환절기라 그런지 감기가 떨어지질 않는다.

올 3월 일찍 어린이집에 보냈는데, 어린이집에 보내면 나에게 '진정한 자유'가 찾아올 줄 알았다.

한 번은 새벽에 열이 40도가 넘어 대학병원에 갔었고,

한 번은 감기가 나은 듯하더니, 또다시 감기에 새롭게 걸려서 자는 내내 코 막힌 숨소리와 온몸으로 기침을 하며 잠을 설쳤다.

 

늦은 나이 결혼했기에 먼저 애엄마가 된 친구들이 아이가 아파서 결혼식에 못 온다고 할 때 "무슨 아이들이 내 결혼식에 단체로 아픈 것이야? 이것들 다 끊어? 말어?" 하면서 엄청 서운했었는데... 아이를 키우면 흔히 있는 일인가 보다.

 

기관지 약, 가래 제거약, 항생제, 가루약 섞으니 10ml가 넘는다. 

안 먹겠다고 발버둥 치는 아이를 강제로 잡고 겨우 먹이고, 잠깐 손수건을 챙겨서 아이한테 왔는데, 아이 왼쪽 눈이 빨갛다. 아무래도 약이 눈에 들어간 모양이다.

먼저 소아과에 전화를 했다.

나 : "감기약이 눈에 들어간 것 같은데... 병원에 가야 할까요?"

간호사 : "인공눈물을 아기 눈에 넣어서 흘려보내시고, 그래도 빨갛다면 병원에 오셔야 해요."

즉시 병원에서 하라는 대로 인공눈물로 헹궈냈으나, 빨간 게 가라앉질 않는다.

어차피 감기약도 다 떨어졌으니, 소아과에 들렀다.

 

나 : "강제로 약을 먹이다가 약이 눈에 튄 것 같아요."

소아과 의사 : "항생제까지 섞으셨나요? 아님, 감기약만?"

나 : "항생제까지 전부요~"

소아과 의사 : "그럼 너무 많지 않나요? 다 섞지 말고, 나눠서 줘도 되는데..."

나 : "몰랐어요~" (알려줘야 알지...)

소아과 의사 : "독성이 있는 약은 아닌데..." 아기 눈을 보더니, "에잇, 이 정도는 인공눈물로 흘려보내시고, 그래도 빨갛다면 안과로 가보세요~"

 

하루가 지났다.

아이 눈에 눈곱이 끼고, 눈물이 맺힌다.

인터넷을 막 검색을 했는데, 눈에 눈곱이 끼면 눈에 염증이 생긴 거란다.

어린이집 원장님께 아이 눈 때문에 병원 가야 해서 오늘은 등원하지 않겠다고 말씀드렸더니,

감기가 안 낫고 길어지다 보면, 감기로 인한 결막염일 수도 있으니, 안과 전문의를 찾아가 보라고 권하셨다.

나는 '의사도 실력 차이가 있겠지?' 생각하며, 유명한 안과로 향했다.

 

안과 선생님, 눈 보자마자, "결막염이네~ 혹시 감기 걸렸어요?"

나 : "네"

안과 의사 : 끄덕끄덕 하시더니, "결막염은 눈에 오는 감기 같은 거예요. 우리가 감기에 걸리면 약 먹는다고 바로 낫지 않듯이 결막염도 마찬가지예요."

나 : "감기약 먹이다 눈에 튄 거 같은데... 그래서 인공눈물도 넣어줬거든요?"

안과 의사 : 도리도리 하시며, "결막염은 아기가 컨디션이 좋지 않아도 올 수 있어요. 그리고 아기한테는 인공눈물은 넣지 않는 게 좋아요. 처방해 주는 안약을 잘 넣어주는 게 중요한데~" 하시며 눈에 바로 넣지 않고, 눈 옆에 살짝 한 방울 떨어뜨려서 아이가 눈 깜빡깜빡하다가 흘러들어 가게끔 하라고 친절하게 시범을 보여주셨다.

안과 의사 : "결막염은 전염성이 있어요. 공기 중에는 옮지 않지만, 눈곱이 끼는 동안은 전염성이 있어서 반드시 수건 따로 쓰고, 아기 눈 만지고 내 눈 만지면 옮을 수 있어요."

아... 역시 전문의를 찾아가야 정답을 듣는다.

그냥 바로 안과로 찾아갈걸~ 아이만 고생시켰네~

 

결국 전염성 때문에 어린이집은 당분간 보내지 않기로 했다.

어린이집에 보내면 사업에 더 열중하고, 운동도 다니고, 사람도 만나러 다니고... 별 계획 다 세워놨는데...

어린이집에 보내는 날보다 안 보내는 날이 더 많네~~

암튼 결론은 아이가 눈이 아프면 소아과로 가지 말고, 안과로 바로 가세요~

 

결막염 처방 받은 약